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연의 거대하고 아낌없는 에너지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제주 파머스가든의 귤밭에서 보낸 소란스럽고도 유쾌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 우리 가족의 하루 입니다.
뜻밖의 환영, 그리고 유쾌한 소란
2025년 11월, 우리 네 가족은 제주의 숨겨진 낙원 같은 공간인 파머스가든에 발을 디뎠습니다. 문 앞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자유의 여신상이었는데, 푸르른 제주의 시골 풍경 한가운데 서 있는 그 모습이 참 이색적이면서도 유쾌한 설렘으로 다가왔습니다.

귤밭으로 향하기 전, 우리는 먼저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야말로 가감 없는 날것 그대로의 행복한 소란이 이어졌지요. 책에서만 보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며 깔깔거리다가도, 느닷없이 침을 뱉는 녀석에게 맞을까 봐 온 가족이 후다닥 도망을 다니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제주의 하늘은 참 넓고 드넓었습니다. 그 광활한 자연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답답했던 일상의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의 공간이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택배 상자에서 흙투성이 신발로
이날 전까지 우리 아이들에게 귤이란, 바쁜 택배 아저씨가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매끈한 종이 상자 속 열매가 전부였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에 직접 전지 가위를 쥐었을 때의 모습은 어색하면서도 무척 사랑스러웠습니다.
처음에는 발밑의 흙이 낯설어 주춤거리던 아이들이었지만, 자연은 참 신비롭게도 인간의 망설임을 순식간에 녹여버리더군요. 어느새 신발이 흙투성이가 되는 것도 잊은 채, 아이들은 누구보다 신이 나서 열심히 귤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한 바구니를 가득 채울 때까지 눈을 반짝이며 가위질을 하던 아이들의 진지한 뒷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날 저녁, 고사리 손으로 직접 수확한 귤을 까먹으며 아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귤 중에 제일 맛있어!" 그것은 단순히 당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땀방울과 대지의 호흡이 연결된 진짜 '자연의 맛'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값없이 편견없이 내어주는 자연
오물오물 맛있게 감귤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깊은 감사가 찾아왔습니다. 나무의 열매, 대지의 에너지, 그리고 따스한 햇살까지… 자연은 그 어떤 것도 재거나 재지 않고, 모든 이에게 기꺼이 자신을 통째로 내어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스스로 햇빛을 외면한 채, 깊은 어둠 속을 선택해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고 긴 어둠을 끝내고 그저 고개를 돌려 빛을 향하기만 하면, 빛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떠난 적 없다는 듯이, 어떠한 심판도 없이 그저 묵묵히 기다려 줄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가족이 제주의 품에서 마음에 가득 담아왔던 진정한 자연의 가치였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인내로 길러낸 열매의 소중함을, 우리 부부에게는 우리가 빛을 향해 돌아서기만 하면 무조건적인 사랑과 포용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혜를 선물해 준 소중한 기억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신발에 흙을 묻히며 소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은 언제였나요?
거대한 자연 앞에 서서 엉켰던 마음의 실타래가 스르륵 풀렸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일상의 풍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환절기 초가을 옷장 비우기 기준 정하는 법 | 정리 후 달라진 아침 루틴 (0) | 2026.09.08 |
|---|---|
| 가을 환절기 전기요금 아끼고 실내 공기 상쾌하게 맞추는 노하우 (1) | 2026.09.08 |
| 내마음 속 걱정 몰아내기 (0) | 2024.12.24 |
| 바삭한 식감으로 MZ 사로잡은 식품 (0) | 2024.06.09 |
| 냉동과일 영양 그대로일까? (0) | 2024.06.09 |